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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틱낫한: 행복과 괴로움은 함께 존재한다

by 마음고요 2022. 11. 9.

행복과 괴로움은 함께 존재한다

 

 

 

부처님은 왜 괴로움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시는 걸까요? 왜 바로 행복이나 행복으로 이끄는 길에 대해서 설법하시지 않는 걸까요?

부처님은 행복과 괴로움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아셨기에 괴로움에 대한 말씀으로 설법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이 둘은 함께 존재합니다. 괴로움에는 행복이 포함되어 있고, 행복에는 괴로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괴로움도 쓸모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괴로움을 통해 통찰과 행복에 없어서는 안 될 자비와 이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오른쪽이 있어 왼쪽이 있습니다.

행복과 괴로움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이것은 불교의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악이 없다면 선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악이 존재하기에 선도 존재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선과 악은 실체가 아니라 우리 마음의 산물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존재와 비존재와 같습니다. 흔히 존재를 비존재의 반대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비존재라는 개념이 없으면 존재의 개념도 있을 수 없습니다. 오른쪽이라는 개념 없이 왼쪽의 개념이 나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사실 실체란 존재와 비존재를 초월합니다. 존재와 비존재는 단순히 개념에 불과할 뿐, 그 둘은 같은 실체의 양면입니다.

 

왼쪽과 오른쪽에 대해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는 오른쪽을 없애고 왼쪽만 가질 수는 없습니다. 연필 한 자루를 반으로 잘라서 오른쪽을 없애기로 작정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잘라낸 반쪽을 버리자마자 남아 있는 부분이 새로운 오른쪽이 됩니다. 왼쪽이 있는 한 오른쪽은 있게 마련입니다. 이는 선과 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의 개념과 악의 개념은 서로에게서 생겨난 것입니다. 실체는 선과 악의 개념을 초월합니다.

 

 

 

주체와 객체도 또 하나의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우리는 흔히 의식은 우리 안에 존재하고 세상은 우리 밖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주체와 객체는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체와 객체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생겨나게 하는 것입니다.

 

불교는 자기만 옳고 다른 것은 다 틀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해는 부처님께서 오랜 수행과 깊은 관찰 끝에 도달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남들의 가르침을 따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진리를 알 수 있도록 각자 깨어있는 마음으로 깊은 관찰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도서: 좋은 사람으로 사는 법, 틱낫한 지음, 김영사